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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23. 19:41 카테고리 없음

길에서 만나 10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 해준 나의 고마운 가족 설탕이

나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에는 귀천이 없음을 알게 해준 아이

그리고 인간으로 인해 고통받는 우리 주변의 존재들에 대해서도 알게 해준 아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주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그런 고맙고 사랑하는 아이였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나에게 전부였던 그런 아이를 암투병 끝에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하셨다.

항암치료를 하고 흉수를 제거하기 위해 흉관포트 수술을 하는 등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지출되었음에도 계속된 설사와 기력저하로 결국 강제로 급여한 음식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도로 넘어가 폐렴이 와서 그렇게 고통스럽게 가버렸다.

나의 욕심으로 더 빨리, 더 고통스럽게 온 몸의 털은 밀리고 수술자국에 항암주사로 팔다리는 시커멓게 멍이 든 그런 몰골로 가버렸다.

나는 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죄책감과 슬픈 마음을 지니고 아이를 깨끗히 씻긴 뒤
하루를 함께 지내고 다음날, 장례식장을 찾아갔다.


포포즈는 기본금액이 저렴하지만 스톤제작비가 40만원으로 다소 비싸다. 두개 합하면 다른 장례식장과 비슷한 듯 하다.
다만 집 근처의 다른 장례식장은 장례와 봉안만 허가를 받은 곳으로 확인되어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화장업을 허가받은 곳을 선택하기 위해 찾아갔다.
화장터는 서울이나 인천에는 허가가 안되는 것 같다.


아이의 장례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었다.
찾아오는 반려동물 유가족들이 많아서인지... 그렇게 긴 추모시간은 가질 수 없었다. 아이를 추모실에 안치한 후 30분이 채 되지 않아 화장준비가 되었냐고 하였다.
보통 염을 하고 추모실에서 추모의 시간을 가진 뒤 화장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데려가서 안치 후 20-30분이 되면 바로 화장을 하는 듯 하다. 염을 하지 않냐고 묻자 화장 바로 직전에 빠르게 염을 하고 뒤이어 화장이 되었다.
직원은 나름 친절했고 한정된 공간에 너무 긴 시간을 할애하지 못함을 이해하며 그렇게 화장이 되었다.
추모실에서 소각로로 들어가는 아이를 볼 수 있었고 유골이 된 아이를 수습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스톤제작은 장례가 없을 때 같은 직원이 외부 작업장에서 만들어 주는데, 장례식이 계속 들어와 6시간 정도 손님이 없을 때까지 기다린 후 밤 8시 정도가 넘어서야 아이의 스톤을 받을 수 있었다.

포포즈 홈페이지 소개처럼 마리엘로? 같은 스톤은 아니었고 그냥 유골을 불로 녹여서 만드는 일반 스톤으로 금이 굉장히 많이 가 있었다. 오래두면 깨진다는데 깨진 스톤에 대해서 평생 재가공은 해준다고 한다.

설탕이는 총 20개의 스톤이 되어 그렇게 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장마로 계속 비가 오는 동안 아이가 투병을 하며 많이 아팠다.
장례식 후 다음날 하늘이 점차 개이는 모습을 보았다.
매년 비가 오는 이맘 때가 되면 널 또 떠올릴 듯 하구나 설탕아

그곳에서는 고통없이 잘 지내고, 만약 환생이 있다면 또 나와 인연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고마웠고, 미안했고, 행복했다.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을 기억할게
나의 영원한 가족 설탕아

posted by J_shark